2019년 겨울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다. 서현진이 기간제 교사의 현실을 잘 보여준 <블랙독>이다. 고하늘 선생님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열정넘치는 국어 선생님이다. 고하늘이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자신을 구해준 은인이었던 선생님을 존경했기 때문이다.
고하늘의 은인이었던 선생님은 정교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학생을 구하다 죽음을 맞이했어도 산재보험에 해당되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이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죽음이 사회에선 정식 직원인지 아닌지를 따진다니 그때도 이해가 안됐다. 하지만 올해들어 이런 사건이 너무 많았다. 아무튼 블랙독에서 진짜 현실같은 에피소드가 정말 많았다.
열정넘치는 수업방식, 하지만...
고하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질좋은 국어 수업을 제공해주기 위해 밤새 기획을 한다. 누가봐도 고하늘 선생님의 수업이 탁월하고 좋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고하늘은 기간제 교사였고, 때가 되면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럼 그 후에 이 수업은 누가 감당하게 될까? 남은 정교사다. 다른 기간제 선생님의 조언으로 하늘쌤은 기획했던 내용을 포기했다. 다른 정규직 선생님이 도와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이런 직장 선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기간제 교사라는 걸 아이들에게 들키면 안돼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풍경이 있었다. 요즘 대학교는 수시전형으로 학생을 많이 뽑고 있다. 수능 100%로 뽑는 정시도 많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보니 학생기록부는 합격을 좌우하는 서류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을 위해 학생기록부를 공들여 써야하고 아이들 역시 선생님의 역량을 체크 해둔다는 것이었다.
성적이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없으니 아이들에게도 예민한 문제다. 극중 EBS 강의를 진행하는 선생님은 교내에서 스타다. 그런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어하고 담당 교사에게는 크게 도움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선생님의 정규직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게 규칙같았다. 1년만 있다가 떠나는 선생님에게 마음주기도 쉽지는 않다. 극중 기간제 선생님은 들키자마자 너무 놀라며 학교를 바로 그만뒀다. 씁쓸하고 정말 마음 아팠던 장면으로 기억한다.
이번엔 내가 정교사가 될거야
해당 학교에서 기간제로 오래 일한 선생님이 나온다. "이번에는 정교사가 되겠지."라는 희망을 품고 계속 버텼다. 근데 역량이 뛰어난 고하늘 선생님이 나타났고 선배 선생님들도 칭찬한다. 화가날 정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다른 학교에서 정교사 시험을 합격하고 해피엔딩이 되었지만 현실도 그럴까?
창의수업? 입시에 도움이 되나?
학교도 명문대학교를 보낸 학생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출산율이 적어지면서 학급반도 많이 줄고, 학교도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학생이 오려고 하지 않는 학교라면 운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명문대학교 졸업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스타 교사는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주기 위한 창의 수업을 시도한다. 학생들은 유명한 선생님이니까 수업을 신청했지만 불만이 폭주했다. 입시에 도움이 직빵으로 안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현타가 오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느낀 점은 좋은 교육을 가르치고 싶어서 공부를 재밌게 하는 방법을 같이 경험해보고 싶은 선생님도 분명 계실 것 같다.
학생의 불만은 학부모의 만남으로
우등생들을 모아 스터디 동아리를 만들고 독서실을 제공한다. 우등생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그 다음 날 학부모가 찾아온다. 선생님들은 학부모를 상대하는 시간도 업무시간에 포함된다. 학부모를 잘 달래서 보내는 것도 능력이다. 이 학교에서 어떻게 명문대학교에 합격한 학생을 배출할 수 있는지의 방법도 설명회를 통해 설득한다. 설득이 되지 않으면 설득이 될 때까지 열심히 설명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다 잡으려는 장면이 나온다.
현실고증이 잘 반영된 드라마라 정주행을 딱 1번 밖에 못했다. 현실에 있을만한 캐릭터가 너무 많았고, 응원하면서도 스트레스 받는 드라마다. 하지만 <스카이캐슬>을 생각해보면 입시 스릴러가 왜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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